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의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을 법제화할 것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이어진 집회에서 경찰의 발포와 졸속 사형 선고로 인하여 발생한 무고한 희생을 계기로 전 세계의 노동자가 모여 5월 1일을 노동절로 기념하기 시작하였다. 오늘은 그렇게 맞게 된 제134주년 세계 노동절이다.
우리는 노동절을 맞은 전 세계의 노동자를 떠올린다. 이어 학교법인 중앙대학교에 고용되어 노동 중인 5,166명1의 노동자를 떠올린다. 도급업체 소속으로 한 끼 식대 2,700원을 받으며 원청인 중앙대학교에서 노동 중인 청소노동자도 함께 떠올린다. 그리고 160명이어야 하는, 하지만 71명*에 그치고 있는 학교법인 중앙대학교 소속 장애인 노동자를 떠올린다.
3월 11일, 우리는 처음으로 학교법인 중앙대학교에서 장애인 의무고용률 3.1%를 이행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법적 의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37%의 장애인 고용률 탓에 학교법인은 장애인 고용부담금으로 월 1.2억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달간의 서명운동에 개인 443명 및 단체 6곳이 참여하여 장애인 의무고용률 준수를 요구하였다. 이에 우리는 지난 4월, 학교본부 및 학교법인 측에 공문을 보내 서명운동 명단을 전달하고 그 취지와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의견을 듣기 위한 간담회를 요청하였다. 하지만 학교본부 및 학교법인 측은 현재까지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는 다시, 160명이어야 하는 학교법인 중앙대학교의 장애인 노동자를 떠올린다. 장애인은 「최저임금법」 제7조에 따라 적용 예외 대상으로 포함되어 있어 최저임금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장애인 노동자를 받아주는 기업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은 최저임금에서조차 소외되고 있다. 장애인 노동자는 양질의 일자리에서 노동하지도 못하고, 경제적 자립을 실현하기도 어려운 구조적 차별 속에 놓여 있다. 그러므로 공익적 성격이 강한 학교법인일수록 장애인 노동자를 위한 더 좋은 일자리를 보장하여야 한다. 장애인도 노동을 통하여 자아실현을 도모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다. 법이 정하는 최소한의 의무도 다하지 못한 채 장애인 고용부담금만 내는 행위는 학교법인으로서 기대되는 사회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 번 요구한다. 학교법인 중앙대학교는 장애인 의무고용률 3.1% 준수를 약속하고, 미준수 경위와 앞으로의 이행 계획을 소상히 발표하라!
- 2022년 12월 기준, 고용노동부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기업 명단공표」 발췌. ↩︎